프랑스 루르드에서 성모님께서 발현하셨을 때, 성모님은 루르드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가 아닌 쓰레기를 버리고 돼지를 키우던 지저분한 곳에서 발현하셨다. 왜 굳이 이 장소를 택하셨을까?
예수님 역시 세상에 탄생하셨을 때, 화려한 왕궁이 아니라 바로 얼마 전까지 말들이 먹이를 먹던 구유에서 태어나셨다. 천한 곳을 택하시어 태어나셨던 것이다. 당시 십자가형은 천한 사람들을 처형하는 수단이었다. 로마 시민이었던 바오로는 죽을 때 오래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참수형을 택했지만, 신분이 낮은 사람들은 오래 고통을 느끼도록 십자가형에 처했던 것이다. 예수님의 경우 워낙 많이 매를 맞으시어 십자가 위에서 3시간여 만에 돌아가셨지만, 2주일 동안 십자가 위에서 고통 받다가 죽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예수님은 이처럼 천하고 낮은 곳에서 탄생하셨으며, 돌아가실 때도 가장 천하고 낮은 방법으로 돌아가셨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의 화려함, 성공, 강함이 아니라 우리들의 실패, 좌절, 상처, 어둠, 나약함이 바로 성모님께서 발현하시고, 예수께서 탄생하시고 죽으시고 또 부활하시는 곳이다.
이것이 진리이다. 낮고 천한 곳에 머무는 것, 이것이 바로 삶의 진리이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이것을 얼마나 많이 언급하고 계시며, 우리는 또 이것을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가!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이것을 마음에 받아들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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