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우리는 뉴스를 통해 관련된 소식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얼마 전 나는 TV에서 학교폭력 신고전화 117로 걸려온 한 초등학교 여자아이에 관한 뉴스를 보았다. 아이는 자신이 왕따를 당하고 있고 아이들에게 맞아 치아까지 부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힘들다고만 했기에, 부모님은 참으라고만 했다고 한다. 사실 아이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들었다면 가만히 있을 부모는 없을 것이다. 아이는 차라리 죽으면 안 아플 것이라는 생각에 몇 번이나 자살하려 했다고 말했다. 상담사가 어머니에게 연락하겠다고 하니, 아이는 또다시 울먹이며 어머니께는 말씀드리지 말라며 이야기했다. “저 혼자 아픈 게 낫지, 엄마까지 아프면 안 되잖아요.”
순간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그리고 나는 예수님을 바라보았다.
우리도 이 세상에서 참으로 많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 때론 내 욕망에 짓눌려 스스로를 힘들게 만든다. 우린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그때 우리는 말씀드린다. “주님, 저 혼자 아프면 되지, 저 때문에 당신이 아프시면 안 되잖아요.” 물론 예수님께서 우리들의 상처와 아픔을 무덤덤하게 바라보실 리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바로 이 아이의 마음으로 이제 나는 살아가려고 한다. 그 아이의 말이 내 여생에 있어 삶의 지침이 되었다.
때론 주님 앞에서 이렇게 기도드린다. “주님, 저 아파요. 하지만 저 때문에 당신이 아프시면 안 되니까 힘들지만 견디어보겠습니다. 그러니, 주님, 지금 저 혼자 이렇게 아픈 것으로 끝나게 해주세요. 내가 아프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더욱이 당신께서 아프실 수 있으니까요.”
그것은 우리의 욕망을 억누르기 위해 인내해야할 상처일 수도 있다. 또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일 수도 있으며, 세상 일이 잘되지 않아 받는 상처일 수도 있다. 또한 오해를 받아야할 때도 있고 실패와 좌절을 경험해야할 때도 있다. 그때 우리는 말씀드린다. “주님, 아프지만 참아보겠습니다.”
나는 십자가 위에서 피 흘리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씀드린다. 내가 지은 죄를 생각하면서 “주님, 당신이 아프시면 안 되잖아요.”
나는 많은 이들이 이 이야기를 동감하여 주님께서 많이 아프시지 않기를 바래본다.
기도자료
1. 잠시 침묵 중에 아이의 마음을 느껴보자.
2. 아이의 마음으로 십자가 아래에서 예수님을 바라보자.
[출처: SBS “8시 뉴스” 2012년 2월 6일 -
http://media.daum.net/tv/sbs/8news/?newsId=20120206201805139&page=3®date=20120206]
"폭력 괴로워요"…117 신고전화 '눈물의 절규'
지금도 곳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심각한 학교폭력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학교폭력 신고전화 117에 호소하는 아이들의 아픈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죠. 정영태 기자입니다.
학교폭력 117 신고센터에 걸려온 초등학교 6학년 민희 양의 전화.
[민희/가명, 학교폭력 피해 학생: (감사합니다. 117 입니다.) 제가 왕따를 당하고 있어서요. 애들이 때려서 치아도 하나 부러졌어요.]
3년째 계속된 괴롭힘. 더 힘든 건, 누구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엄마는 뭐래시는데요?) 이제 곧 졸업이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하세요. 선생님은 그냥 애들 무시하라고 그러세요. 모른 척 하면 된다고.]
처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며 민희는 울먹였습니다.
[민희/가명, 학교폭력 피해 학생: 5학년 때랑 6학년 때 자살 시도도 몇 번 했어요. 차라리 죽으면 안 힘드니까요. (그런 생각은 절대 하면 안 돼 절대하지 마. 응?)]
엄마와 통화하겠다는 상담사의 말에 아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지금도 마음 다쳐서 울고 있잖아.) 저 혼자 아픈 게 낫지, 엄마까지 아프면 안 되잖아요.]
[박현주/117센터 상담사: 엄마가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자기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 아이 부모랑 내가 좀 통화를 하고 싶어요, 지금도. 도와주고 싶어요. 중학교 올라가면 애들이 더 예민해지고 더 그러잖아요.]
한 달 평균 학교폭력 신고는 지난해보다 25배나 늘었습니다. 하지만 피해 학생 직접신고는 1/4에 불과하고, 경찰 수사로 연결되는 경우도 40%에 그칩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 (왜 한 번도 부모님에게 선생님에게 얘기 안 했어요?) 솔직히 겁이 나서요. 들키면 저를, 걔는 죽일 애라니까요. 정말 무서워요.]
거창한 대책보다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이는 관심이 학교폭력 예방의 첫 걸음입니다.
[SBS 8시 뉴스 2012년 2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