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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성찰

상처가 있기에 아름다운 인생

by 손우배 2011. 6. 13.

 

요즘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중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오랜만에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고, 일반 평가단이 순위를 매기어 한 명을 탈락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가수들은 실력이 이미 검증된 가수들이기에 순위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출연한 가수들은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기에, 시청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 방송에서 들었던 임재범의 “여러분”이라는 노래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여러분”은 자신의 외로움을 누군가 위로해주리라는 가사의 노래이다. 방청객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노래를 들었고, 노래가 끝난 후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어떻게 노래만으로 사람들에게 그토록 큰 감동을 줄 수 있었을까? 어떻게 사람들은 노래만으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을까? 잘 알지만, 임재범의 인생은 그다지 평탄하지 않았다. 인생의 수많은 굴곡을 경험했던 가수이다. 따라서 그의 노래에는 바로 그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었기에 노래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충분히 감동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 그는 노래 후 인터뷰에서 40이 넘은 나이임에도 “나는 그동안 친구가 없었다”고 고백을 하였다. 백지영 역시 큰 어려움을 겪었기에 그녀의 노래에는 슬픔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날 경쟁에서 탈락한 김연우는 사실 상당한 실력파의 가수이다. 정말 노래를 잘하는 가수였다. 하지만 그는 탈락 후 인터뷰에서 “나는 그동안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그러기에 아픔을 노래할 때면 늘 그것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하였다. 노래를 잘할 수는 있어도, 감동을 전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래를 그저 잘하기만 해서는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결국 임재범의 지난 세월의 아픔들이 그의 노래를 감동적이고 또 아름답게 만들었던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 아픔과 상처가 없다면 인생을 잘 살 수는 있어도 아름답지는 않은 것이 아닐까? 오히려 우리의 아픔과 상처가 우리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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