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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성찰

마음의 우선순위

by 손우배 2007. 12. 17.

얼마 전 우리는 전례력으로 이 해의 마지막 주일인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보냈다. 나는 해마다 이 날을 맞이할 때마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 속에 나는 무엇을 또는 누구를 왕으로 모시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그것은 우리 마음속의 우선순위와도 같다. 어떠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도 그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생기면 언제든 지금 갖고 있는 마음을 기꺼이 비우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자신의 중심에 자리 잡게 한다. 과연 내가 세속적인 가치를 마음 가득 갖고 있다가도 그리스도가 찾아오시면 기꺼이 내 마음을 비우고 그리스도를 마음 안에 모시었던가? 아니면, 오히려 그리스도를 마음 안에 모시고 있다가도 세속적인 욕망이나 가치가 찾아오면 언제든 마음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비우고 세속적인 가치와 욕망으로 내 마음을 가득 채웠던가?

 

우리 마음의 우선순위는 우리의 삶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이다. 언제든 현재의 마음 상태보다 우선적인 가치의 것이 찾아오면 지금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을 비우고 그 상위의 것으로 채우기 마련이다. 우리의 삶은 최우선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것에 의해 이끌리고 그 우선적 가치에 의해 우리 삶이 조명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최우선적인 가치는 무엇인가? 그 우선적인 가치를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바로 그것은 무엇인가? 나는 생각해 본다.

 

그리스도 왕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내 안의 것들이 언제든 그리스도에 의해 비워지고 그분을 기꺼이 내 마음 속에 왕으로 모실 수 있기를 다시금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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