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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성찰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

by 손우배 2007. 10. 22.

얼마 전 한 종합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병원 안과는 온 순서대로 먼저 시력검사를 하고 진료를 받는다. 헌데 내가 시력검사를 하려는데 앞에서 큰소리가 들렸다. 들어보니, 나는 아까 와서 접수를 했고, 시력검사 받으라는 호명도 들었는데 왜 아직 시력검사를 하지 않는 것이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름을 잘못 들은 듯하다. 간호사는 분명 호명하지 않았고 접수창구에서 챠트도 넘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그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들은 그 논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계속 시간이 지연되자 간호사는 접수창구에 가서 챠트를 가지고 와 그분들을 먼저 검사하고 진료실로 보냈다. 그 사람들은 이제 만족한 듯이 자신들이 옳았다며 마치 승리한 듯이 떠났다. 하지만 간호사 입장에서는 시끄러워 먼저 일을 처리한 것뿐이었다.

 

또 오래 전 집 앞에 도로보수 공사를 하였는데 전봇대 위치 때문에 공사가 지연된 일이 있었다. 전봇대가 필요는 하지만 자신들의 집 앞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길 한가운데 둘 수도 없는 일이고… 그 일이 있은 후 구청직원에게 도로 하나 보수하는데도 이렇게 어려우니 공사담당하기 힘들겠다고 물으니 이런 말을 했다. “요즘은 양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사실 어느 공무원의 말에 의하며 요즘은 구청에 와서 사람들이 큰소리부터 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을까? 아마도 유신시대를 거쳐 군사정권에 이르기 까지 모든 투쟁을 해서 쟁취하여만 하는 사회구조에서 자랐기에 자신의 몫을 챙기기 위해서는 강하게 어필해야 된다는 생각에서인지 모른다. 결국 사회는 투쟁 분위기이고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며 타협하기보다는 서로 투쟁하여 자신의 이익과 몫을 챙겨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목소리 큰사람이 이기는 사회. 그것은 강자의 횡포이다. 그것은 참된 승리가 될 수 없다.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며 또 타협하는 정신이 필요할 때이다.

 

양보와 타협이 없고 저마다 자기주장만 하는 사회,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 과연 여기서 패자는 누구이고 승자는 또 무엇을 얻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