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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및 성찰

편견 없이 듣는다는 것

by 손우배 2008. 3. 4.

요즘 삼수련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모인 11명의 신부들과 함께 7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는 우선 수련에 앞서 서로를 잘 알기 위해 지나온 이야기를 외적인 면과 내적인 면을 나누어 나눔을 가졌다. 각자를 참으로 다양하게 부르시는 하느님의 고유한 부르심은 모두 거룩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거룩하신 분에게서 온 것은 모두 거룩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눔을 하면서 우리는 쉽게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들과 또 함께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 까지 예를 들면, 자신의 상처나 나약함까지도 모두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였고, 그것을 듣고 있는 우리들도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모두 편견이 없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이런 경험은 한국에서 함께 지낸 형제들에게서도 있었다. 언제가 한국에 있을 때, 각 형제들의 자신이 걸어 온 삶을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정말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나누어도 누구도 그를 비난하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형제적 사랑으로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체험이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피정집에서 서로 나눔을 하면서 상대방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체험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럴 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우리는 이런 나눔을 가질 때마다 먼저 편견 없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헌데 보통은 편견을 가지고 마음을 먼저 닫고 상대방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니 상대방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언제가 한 친구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행동을 해서 나무랐는데, 그 친구는 매우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고 했다. 물론 그 행동과 병이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지만, 병 때문에 예민해져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바로 그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는 똑같은 일을 단지 다르게 받아들인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니 바로 그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에 나눔을 하면서 사람들의 말을 먼저 마음을 열고 그리고 들어야함을 느꼈다. 이야기를 듣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먼저 하고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먼저 나를 채움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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