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및 성찰
“성모님, 저희를 보호하소서!”
손우배
2020. 10. 5. 14:31
필리핀은 태풍이 잦은 곳이다. 태풍이 올 때마다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가난한 지역의 사람들이다. 오래전 한 신부님이 마닐라 북부 해변에 위치한 나보타스Navotas라는 빈민지역의 한 가정을 찾아갔다. 그곳은 바다 위에 나무를 세워 지은 집들이 모여 있어 강한 태풍이 오면 언제든 집들이 무너질 수 있다. 마침 신부님이 방문한 시기에 1주일 사이 두 번째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중이었는데, 신부님이 그 가정을 찾아갔을 때 집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해서 신부님은 집주인을 찾으려 큰 소리로 사람을 부르자, 그때 윗방에서 소리를 듣고 부부가 내려왔다. 그 부부는 태풍이 다가오자 아이들과 윗방에 모여 함께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저 성모님께 자신의 집을 보호해 주십사 기도하는 것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들의 애절하고 소박한 믿음을 생각하며, 다락방에 모여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는 부부의 모습과 그 마음을 상상해본다. 그리고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세상 풍파 중에 성모님께 간절히 의탁하는 마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