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
"암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 최인호
손우배
2011. 7. 14. 11:33
작가 최인호 씨(66)는 암 투병 중에 신작 장편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출간하였다. 아래 내용은 신문 인터뷰 내용 중에서 발췌한 것이다.(인터넷 동아일보 문화 2011.07.14.)
‘世與靑山何者是 春光無處不開花(세여청산하자시 춘광무처불개화/세상과 청산은 어느 쪽이 옳은가? 봄볕 있는 곳에 꽃피지 않는 곳이 없도다.)’ 일찍이 그가 쓴 소설 ‘길 없는 길’의 주인공 경허 스님이 남긴 선시다.
“이 말이 좋다. 나의 좌우명이다. 속세다 청산이다, 친구냐 적이냐, 여당이냐 야당이냐, 네가 옳나 내가 옳나 우리는 시비를 따지고 들지만 봄볕만 있다면 어디든 어김없이 꽃이 피는 것, 내 마음 속에서 분별심을 버리고 봄볕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근데 병을 걸린 뒤 암이 내게는 봄볕이라는 것을 알았다.”
암과의 만남이 어떻게 봄볕이란 걸까? 그가 설명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다음과 같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나는 지금까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 본 적이 없다. 병원은 재수 없고 불운한 사람들이나 가는, 나하고는 상관없는 격리된 특별한 장소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암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나는 버나드 쇼의 묘비명처럼 우물쭈물하다가 어영부영하다가 들쑥날쑥하다가 허겁지겁 죽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암은 신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기사원문: http://bit.ly/roXtzl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