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자료
주님, 저희가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We Remember
손우배
2011. 4. 19. 21:28
언젠가 나이 드신 자매님께서 미사예물을 들고 찾아왔다. 자녀들 중에 가톨릭 신자가 아무도 없어 죽은 후에 아무도 자신을 위해 미사를 드려줄 사람이 없어, 자신이 죽은 후 연락을 하도록 할 테니 미사를 드려달라는 것이었다. 자신이 죽어도 아무도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어느 노숙자의 죽음처럼, 자신의 죽음조차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얼마나 쓸쓸한 죽음인가! 만일, 누군가를 몹시 사랑하여 그를 대신하여 죽었는데, 정작 살아남은 자가 그의 죽음과 그 사랑을 잊고서 살아간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이제 내가 널 위해 죽음의 길을 걸으려고 한다. 너를 향한 나의 이 사랑을 잊지 말고 꼭 기억해다오."
"주님,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가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저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당신의 목숨을 내어 놓으실 만큼 당신께서 저희를 사랑하셨음을 저희는 잊지 않고 기억하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최후의 만찬 때 당신께서 베푸신 성체성사를 우리는 미사 때마다 거행하고 있다. 이는 단지 상징적인 의식행위가 아니라, 그분의 죽음과 그 사랑을 우리가 기억하며 "주님, 저희가 당신의 사랑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