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에 아기 예수님의 탄생이…
이제 곧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우리가 매 미사 때마다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모셨듯이, 이번 성탄절에 우리들의 마음 안에 진정한 의미에서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시기를 바라며, 예수님을 모실 구유를 우리들 마음 안에 마련해 본다.
'나'라는 보잘것없는 구유가 하느님의 아드님을 모신다면 그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나'라는 통나무는 쓸모없이 뒷마당에 버려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누군가에 의해 그 통나무는 구유로 만들어졌고, 매일 말들의 먹을 것을 담았다. 때론 청소도 하지만 늘 지저분하게 외양간에 놓여 있었고 그다지 소중하게 생각되지 않던 평범한 말구유였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도 말들이 먹이를 먹었기에 깨끗하지도 않은 말구유에 세상의 왕이 오셨던 것이다. "당신을 '저'라는 말구유에 모시기에는 너무나도 합당하지 않습니다. 왕이시여, 제발 당신이 계시기에 합당한 곳에 머무소서!" 이렇게 오실 줄 알았다면 깨끗하게 구유를 닦아 두었을 텐데… 하지만 왕은 말씀하신다. "아니다. 지금 네게 머물러야겠다. 지금 네 모습으로 족하다." 그렇다면 내가 준비할 것은 다만 그분을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것뿐이었다. 그리하여 '나'라는 보잘것없는 말구유는 하느님을 모시는 거처가 되었던 것이다.
아기 예수님을 안고 내 마음 안으로 들어가 보자. 문을 열고 들어선 내 마음의 창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내 마음 안에 무엇들이 있는지 잠시 둘러보자. 그곳에는 어떤 욕망, 상처, 슬픔, 기쁨 등이 있을 것이다. 온갖 것들이 있는 내 마음에 아기 예수님이 머물 자리를 만들고 그분을 모셔보자. 예수님을 내 마음 어디에 모실 것인가? 구체적인 자리를 찾아보자. 그리곤 내 마음 속에 편안히 누워 잠들어 계신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