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및 성찰

그리스도인의 꿈

손우배 2007. 5. 8. 22:15
아래 기사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국제뉴스이다.

"박수 받은 인질극"

"아이들에게 무료교육을" 필리핀 보육원장 인질극
필리핀 어린이 인질극 10시간 만에 무사히 종료
“가난한 아이들에 무상 교육-무료 거주지 제공하라”
필리핀 빈민가 어린이집 원장이 주도… 시민들 “옳소!”

이상한 인질극이었다.

수류탄으로 무장한 인질범은 5세 전후의 아이들을 볼모로 잡고 경찰과 대치했다. 하지만 인질들의 표정은 밝았다. 인형을 가지고 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조잘댔다.

멀리 떨어져 인질극을 지켜보던 수천 명의 시민은 인질범의 이름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두캇!” “두캇!” “우리는 당신을 지지합니다.”

28일 오전 필리핀 마닐라 외곽 슬럼가인 톤도 지역 어린이집 ‘머스모스’의 준 두캇(56) 원장은 어린이 32명, 교사 2명과 함께 버스에 올랐다. 아이들과 교사들은 야외 소풍을 가는 줄 알았지만 버스가 도착한 곳은 마닐라 시청 앞이었다.

두캇 원장은 버스 앞 유리창에 ‘우리는 자동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어린이와 교사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글귀를 내걸었다.

인질범으로 둔갑한 두캇 원장은 무선 마이크로 일장 연설을 했다. “머스모스의 아이들에게 무상 교육과 무료 거주지를 제공하라. 정치인은 바뀌어도 우린 여전히 가난하다. 이제 부패를 청산해야 한다.….”

두캇 원장의 약속대로 아이들은 무사했다. 버스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부모들이 “밥은 먹었느냐”고 소리치자 빈 밥그릇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인질 어린이의 부모들은 불안해하면서도 두캇 원장이 그동안 사재를 털어 어린이집을 무료로 운영한데 대해서는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후 7시 필리핀 정부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하자 10시간의 인질극은 막을 내렸다. 아이들이 버스에서 내려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자 두캇 원장은 조용히 걸어 나와 사과한 뒤 수갑을 차고 경찰차에 올랐다. (마닐라=AP AFP 연합뉴스)

두캇은 한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내 꿈은 가난한 이웃들이 모두 자기 집을 갖는 것입니다."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렇다면 어렸을 적 내 꿈은 무엇이었으며, 지금은 또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오래전 나의 꿈은 물론 지금도 내가 꿈꾸는 소망은 많은 경우 개인적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나는 20대 초반 인생의 참의미는 “얼마나 내가 내 자신에게 의미 있는가?”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리 모든 사람들이 영웅으로 생각해도 자기 자신에게 의미 없는 삶이라면 그 인생은 무의미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자신도 걸인이면서 자신보다 더 어려운 걸인들에게 먹을 것을 얻어다 주던 꽃동네의 최귀동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한순간에 그런 생각이 무너지던 체험을 한 적이 있었다. 인생의 참의미는 "내가 다른 이들에게 어떤 의미이었는가?"였던 것이다. 그것은 타인에게 널리 이로운 '홍익인간'의 개념이었으며, 타인을 위한 삶(a man for others)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면서도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고통 받으시고 돌아가신 그분의 꿈과 나의 꿈 그리고 소망을 생각해 본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꿈은 이렇듯 내 안에 갇혀 있는 꿈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열려 있는 꿈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